안성재는 13세 때 미국으로 이민, 이라크 파병 미군 병사와 접시닦이를 거쳐 요리사의 길을 걸었다. 뉴욕타임스는 “그는 있을 법하지 않은 길을 걸어 성공했다. 풍족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고, 전쟁터에서 정비병으로 근무하며 요리학교 비용을 모았다”며 그의 독특한 배경을 소개했다.

전역 후 요리학교에 입학한 안성재는 캘리포니아의 유명 일식집에서 무급으로 일을 배우며 커리어를 쌓았다. 하지만 그는 당시 느꼈던 정체성의 혼란을 회상하며 “손님들이 나를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으로 본다는 생각에 괴로웠다. 마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처럼 느꼈다”고 밝혔다.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고, 2016년 샌프란시스코에 연 레스토랑은 개업 첫해 미쉐린 1스타를 획득했다. 그러나 이듬해 식당 문을 닫고 한국행을 선택한 그는 “주변 사람들은 미쳤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 선택은 성공으로 이어졌다. 2017년 서울에 문을 연 그의 레스토랑 ‘모수’는 2019년 미쉐린 1스타, 2020년 2스타를 획득하며 요리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그리고 2023년, ‘모수’는 한국 유일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정점에 올랐음에도 안성재는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무명에 가까운 인물이었으며, 최근 넷플릭스 요리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의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며 뒤늦은 유명세를 얻게 됐다.